분청 사각 병 2010 수화문 장식, 분장 기법 분청토, 화장토, 투명 유약, 환원 소성 11.5X7X17(h)cm

최성재의 작업은 14세기 후반에서 16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조선 분청사기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도자에서 창작이란 재료인 점토를 만드는 것에서 불의 조화까지라고 말한다. 즉, 도자의 아름다움은 재료를 다루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쉽게 넘어설 수 없는 독창적인 흙과 불의 조화를 찾았을 때 비로소 자신만의 고유한 작품 세계를 펼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최성재의 작품은 편병·사각호·사각 편호 등 전통 유물에서 모티프를 얻어 단순한 형태를 띠지만, 일단 형태가 완성되면 기면은 마치 캔버스처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작가는 표면 장식을 위해 슬립(slip) 또는 엔고베(engobe)로 알려진 백색 흙물을 사용한다. 더 자연스럽고 강한 농담 조절을 위해 기물을 백토 분장에 통째 담그거나 아예 쏟아붓는 방식을 택하며, 분장이 기면에 스며드는 찰나를 활용해 나뭇가지나 죽순, 수숫대, 혹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그림과 무늬를 더한다.

이러한 덤벙이나 귀얄 기법은 분청이나 옹기에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것이지만 최성재의 표면 장식에는 자발적인 요소가 있다. 백토 분장으로 여백과 농담을 조절하고 당당한 기형 위에 때로 고요하게 때로는 활달하게 문양을 더함으로써 작가가 창조하는 세계는, 전통 분청에 작가의 미감을 더한 새로운 해석이자 수묵 풍경화를 보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 자연을 담은 생동감과 섬세함, 여백과 절제의 아름다움을 두루 만족하는 작가의 작품은 가까이에서 뜯어보는 아름다움보다는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아름다움, 한눈에 읽히는 아름다움보다는 돌아서서 느끼는 아름다움으로 도자에 문인화의 기품이 더하고 분청사기에 새로운 격을 부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용성·기능성·장식성이라는 전통 도자 공예의 특징을 충족하는 동시에 현대 감성과 조응하는 작가의 초기작과 최근작을 두루 선보인다.

최성재

학력·경력
  • 현재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무형유산대학 전통미술공예학과 교수
  • 1990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예 전공 석사
  • 1985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학사
개인전 6회
  • 2012현대 한국 도예; 최성재전 킨테츠 백화점, 오사카, 일본
  • 2011최성재; 분청사기 그리고 세월, 지앤아트스페이스, 서울 등
주요 단체전
  • 2017분청, 그 자유로운 정신,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김해, 경상남도
  • 2015코리아 나우!, 장식미술관, 파리, 프랑스
  • 2014Clay in Transcendence, 더블린 캐슬, 더블린, 아일랜드
  • 2013아시아의 현대 도예, 21세기 현대 미술관, 가나자와, 일본
주요 수상
  • 2001경기도미술대전 대상
  • 1996국제신문사 국제도예대전 대상
  • 1987토갤러리 도조공모전 우수상
작품 소장
  •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일리노이, 미국)
  • 필라델피아 미술관(펜실베이니아, 미국)
  • 피바디 에섹스 미술관(매사추세츠, 미국)
  • 하버드대학교 박물관(매사추세츠, 미국)
  • 세브르 국립 도자 박술관(세브르, 프랑스)
  •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런던, 영국)
  • 이천세계도자센터(이천, 경기도)
  • 국립현대미술관(과천, 경기도)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