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2 2014 백토, 금 장식, 투명 유약 환원 소성 29(ø)X35(h)cm

이헌정은 자신의 작품을 말할 때 “손으로 만든 3차원 풍경화”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작가는 도예를 바탕으로 예술의 경계를 종으로, 횡으로 가로지르며 한국 도예의 지평을 확장해 왔다. 드로잉·회화·도판·타일과 같은 장르의 변주, 흙·콘크리트·철재·나무·기성 오브제 같은 복합적인 재료 사용, 그리고 도예 그릇전·설치 작품전·조형 도자전·가구 조형전 등 형식의 다양성까지,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거침없는 실험과 도전으로 폭넓은 예술관을 발산한다.

이러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꿰뚫는 키워드는 반복된 노동으로 몸이 체득한 감각, 그리고 의도와 우연히 만나 이루는 균형이다. 이헌정에게 도예는 계획된 창조가 아니라 직관에 의존해 흙의 본질을 드러내는 노동이다. 작가는 몸의 감각을 믿고 직관에 의지해 형태를 만든다. 그 작업이 흥미로운 것은 분명 현대 조형 감각을 드러내지만 제작 과정은 철저하게 전통 방식을 따른다는 점이다. 그러나 기능성 대신 우연성에 무게를 둠으로써 전통 도예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소성 후 의도치 않은 결과도 실패가 아닌 불이 만든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즐긴다. 흙과 불을 존중하는 작가에게 도예는 자연과 소통하는 과정이다. 한편, 설치 작업은 반대로 작가가 물질과 소통하는 과정이다. 이 때는 감각이 대신 치밀한 계산과 완벽한 연출에 의지해 풍부한 함의를 지닌 개념 미술을 구현한다. 상반된 작업 방식과 의도와 우연의 경계에서 작가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으며 자신 속에서 균형을 이루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돋보이는 도자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헌정에게 전통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은 그 형태나 색이 아니라 조선 도공들이 도자기를 통해 당대의 풍류와 정신을 구현했다는 데 있다. 가마의 열로 일그러진 그의 달항아리들은, 시대 정신을 투영했기에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인정받는 조선 달항아리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다. 또한, 모던한 도자기 합에 옻칠과 나전을 접목함으로써 서로 다른 물성이 빚어내는 의외의 조화와 낯선 감각을 선보인다.

이헌정

학력·경력
  • 2008경원대학교 대학원 건축 전공 박사
  • 1996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조소 전공 석사
  • 1995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예 전공 석사
  • 1991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학사
개인전 30회
  • 2015퍼스니지 , 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 이헌정 개인전; 옻칠을 만난 도자기, 박여숙 화랑, 서울 등
주요 단체전
  • 2015코리아 나우!, 장식미술관, 파리, 프랑스
  • 2014디자인 마이애미, 플로리다, 미국
  • 제2회 뉴욕x디자인; 컬렉티브 2, 뉴욕, 미국
  • 2014한국 현대 디자인 2, R 20세기 갤러리, 뉴욕, 미국
  • 2011Poetry in Clay; 삼성미술관 리움 분청사기 컬렉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미국
작품 수상
  • 나이아가라 갤러리(멜버른, 호주)
  • 아치 브레이 도예 재단(몬태나, 미국)
  • 진로문화재단(서울)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