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tangular Vessel 2017 백토, 투명 유약, 환원 소성 32X15X31(h)cm

이기조는 2003년부터 조선백자의 조형 규범에 관한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전통 백자의 현대적 변용을 모색하는 판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조선백자의 매력을 “형태의 당당함과 표면의 흙 맛”이라 표현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옹색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덧칠을 허용하지 않고 단칼에 끝내는 명쾌함도 조선백자의 매력이며 그 역시 작업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진실성과 연결된다.”

이기조의 판 성형 작품들은 조선백자의 제기와 각형 필통에서 보이는 선과 면을 재해석한 것으로, 기능에 충실할 뿐 아니라 공간을 만드는 구조의 아름다움이 빼어나다. 작가는 끈기도 없고 힘도 없어 잘 붙지 않는 백토를이용해 속을 파내거나 면을 쳐내지 않고 오직 점토판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이어 붙인다. 작업 과정은 작가의 상상력과 숙련된 기술의 결합이다. 이기조는 수십 년간 숙련한 손끝의 느낌으로 다음 판을 어디에 배치할지 가늠한다. 각각 모티프로 삼은 조선 도기와는 상당히 다르지만, 그 평온함이나 단아함, 고결하고 엄정한 분위기는 조선백자의 성취를 그대로 이어간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백자에 관한 작가의 통찰과 미적 표현 의지를 잘 보여준다. 판을 이어 붙인 분할 구도는 다양한 표정을 지닌 커다란 면을 완성하고, 그 접합부에는 제작 과정의 흙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 조형 요소를 이룬다. ‘백자적이면서 비백자적인’, ‘예측할 수 있으나 단정할 수 없는’ 조형 과정을 통해 이기조는 한국 도자에 내재한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을 구현한다. “백자는 잴 수 없는 세계다. 이미 완성 너머에 있고 조선은 그 세계를 구축했다.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본질과 철학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한 바탕 위에 자신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진정한 변화는 전통과 법도를 엄숙히 지킨 후에 가능하다.”

이기조

학력·경력
  • 현재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공예 전공 교수
  • 1989서울대학교 대학원 도예 전공 석사
  • 1987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학사
개인전 13회
  • 2014At the Corner, 아트 앤드 사이언스, 도쿄, 일본
  • 2012 조선백자, 그 창조적 본성,
  •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서울 등
주요 단체전
  • 2015코리아 나우!, 장식미술관, 파리, 프랑스
  • 2013 공예트렌트페어, 코엑스, 서울
  • 한국 식탁 문화전, 주 브라질 한국문화원, 상파울루, 브라질
  • 2009제5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이천세계도자센터, 이천, 경기도
주요 수상
  • 2008유네스코 지정 우수 수공예품
작품 소장
  • 필라델피아 미술관(펜실베이니아, 미국)
  • 진로문화재단(서울)
  • 광주조선관요박물관(광주, 경기도)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