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年 9月 21日, 2011年 9月 23日, 2014年 9月 7日 도자 오브제 22.2×8.4×15cm (각각) 고정 장식 12×6×1cm (각각) 도자, 금속 2015

천혜영은 정적인 도자 조형으로 동적인 시간을 표현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실험해 왔다. 시간을 심리의 변화로 보는 작가의 작업은 앙리 베르그손(Henri-Louis Bergson)의 ‘순수 지속(la durée pure)’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이를테면 1분을 60개로 쪼개고 23초와 24초가 동질의 1초라고 보는 기계적인 시간관은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시간의 지속을 왜곡한다고 지적했다. 흐르는 시간은 기억 속에 머물던 과거가 현재와 상호 작용하며 끊임없이 질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같은 1초라도 이질적이며 숫자로 등질화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해석(解釋)으로서의 시간」은 이러한 ‘시간의 이질성’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를 위한 오브제로 달항아리를 가져왔다.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는 일상 용기로 쓰였고 현재에는 예술품이나 문화재로 인식되며, 미래 어느 시점에는 그 의미가 또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가는 동일한 형태의 항아리라도 관람자의 위치나 빛의 방향에 따라 그 모양이나 그림자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유도한다.

「2010年 9月 21日, 2011年 9月 23日, 2014年 9月 7日」은 신호가 사라져도 화면에는 잠깐 동안 영상이 남아 있거나 화면의 영상이 사라져도 시각에는 잔상이 남는 것처럼, 망막에 어린 시간의 질감과 확산성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를 위해 사진으로 남아 있는 과거의 시간을 도자 오브제의 표면에 새겼다. 단단한 표면을 조금씩 아주 얇게 깎아 내는 반복 작업을 통해 사진 속 이미지는 0.2mm의 높이 차이를 가지며 관람객에게 지글거리는 영상처럼 다가온다. 작가는 마치 모래 속에 묻혀 있던 물건을 꺼내듯 서서히 드러나는 이미지를 통해 의식의 수면에서부터 밀고 올라와 오래도록 실재하는 ‘시간의 확산성’을 이야기한다.

Biography

1974년 서울 출생. 서울 거주.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예미술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에서 도자 조형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볼티모어 클레이워크스, 주토론토총영사관, 시러큐스 에버슨미술관, 이천세계도자센터, 피츠포드 로즈론 갤러리, 로체스터 하이폴 센터, 로체스터 월리스기념관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개인전으로 도자조형의 시간 변용 연구(갤러리 H, 서울, 2015), 의식에 관한 시론(미디어숍 갤러리, 교토, 2014), PAUSE_(갤러리 마노, 서울, 2011), Hazy Sunshine(갤러리 쿄, 도쿄, 2010) 등을 열었고, 단체전으로 아시아 현대도예교류전(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김해, 2014), Semi Transparency in Time (카제 갤러리, 후쿠오카, 2013), [re:think] (인터내셔널 디자인 센터, 나고야, 2012) 등에 참여했다.

www.studio712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