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gakbo · 조각보
210 × 204 cm

보자기는 물건을 싸거나 덮기 위해 헝겊으로 네모나게 만든 것을 말한다. 한자로는 보(褓)로 표기하고 조선시대 간행 문헌 에는 간혹 보 자와 발음이 유사한 복(福) 자가 보자기를 칭하 기도 하였다. 보자기에 물건을 싼다는 것은 곧 복을 싼다는 것을 의미하거나, 복을 기원한다는 마음을 담는다는 이유에서 였다. ‘쪽보’라고 불렀던 조각보는 옷을 짓고 남은 조각천을 이용해 만들었다. 예전의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들은 모시, 명주, 삼베를 직접 짜서 물감을 들인 뒤 옷을 지어 입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얻을 수 있는 귀한 옷감이다 보니 한 조각도 섣불리 버릴 수 없었기에 천 조각을 모아 두었다가 조각 천을 잇대어 만든 것이 바로 조각보이다. 가족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정성을 모아 만드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딸을 낳으면 시집갈 때까지 조각보를 만들었고 혼수로 제일 먼저 준비하는 것이 조각보였다. 이어 붙인 천 조각의 크기나 색깔이 제각각이나 이것이 또한 조각보 특유의 멋이라 할 수 있다.

섬유예술가 이소라는 선과 면을 잇는 회화적 구도를 전통기법 조각보와 접목시켜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한다. 그의 작업은 명주(천연 실크) 중에서도 쌍둥이 누에고치 에서 뽑아낸 ‘옥사’를 소재로 한다. 옥사는 명주실에 비해 약간 거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바탕감 없이 홑겹으로 만드는 반투명한 작품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작품을 만드는 명주의 염색은 모두 자신이 직접 전통방식으로 진행한다. 모두 자연에서 채취한 천연 재료를 염료로 오랜 시간에 걸쳐 많게는 아홉 차례까지 물을 들이고 말려서, 쌀풀을 먹인 뒤 바느질한다. 감침질을 두 번 반복하는 바느질로 자연스럽게 이어붙인 조각 들은 다양한 빛깔과 크기로 새롭게 태어나 공간을 부드럽게 감싼다. 수평과 수직의 단순한 구도, 천연 염료로 물들인 단색조의 작품들은 단아하고 정갈하다. 조선 여인의 극도로 절제된 삶의 자세와 의지가 엿보이면서도 어머니의 따스함이 배어난다. 자연의 빛깔대로 은은하게 염색된 천으로 만든 조각보는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다. 천 조각들이 계산되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배치되면서 하나의 보자기로 완성되는 것은 서로 다른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로 어우러지는 한국인의 우주관과 자연관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독문학을 공부하고 평범한 아내로 살다가 공예대학원에 진학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앞으로 계속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기 위해서였다. 우연한 기회에 김현희 자수명장의 조각보 단기강좌를 들으면서 조각보의 매력에 푹 빠졌다. 오래전 어머니들이 그랬듯이 소박한 마음을 담아 한 땀 한 땀 정성과 혼을 담아 바느질해온 지 벌써 20년째이다. 하지만 공방도 따로 없이 집에서 살림을 하는 틈틈이 작업한다. 예전에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들의 인생이 그랬던 것처럼 생활 속에서 삶의 예술을 조각조각 이어 가고 있는 셈이다.

Biography

1967년 청주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 2000년 공예대학원에 입학해 공부하면서 우리 전통 옷과 보자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통 조각보에 매료돼 바느질을 시작하게 되었다. 작품에 필요한 천은 직접 천연염색을 하여 사용하고 있다. 200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3번의 개인전과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특별전>, <보자기 동서의 만남>(하와이 호놀룰루 미술관), <보자기 & 비욘드(Pojagi & beyond)>(미국 캔터키 파두카시 컨벤션센터), <한국 캐나다 공예특별전>(캐나다 밴쿠버 박물관), <공예전>(샌프란시스코 공예민속미술박물관(Museum of Craft & Folk Art)), 북경, 오사카, 프랑스 보졸레 순회 <한일 규방전>, <한국보자기 10인전>(미국 퓰러공예 박물관(Fuller Craft Museum)) 등 100여 차례의 국내외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2011년 <제36회 전승공예대전>에서 염색으로 장려상을, 2013년 <제38회 전승공예대전>에서 조각보로 장려상을 수상했다. 하와이 호놀룰루 박물관, 일본 돗토리시청, 일본 니카타시청, 중국 칭타오시청, 청주시 한국공예관, 청주명암타워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옛 여인들이 그러했듯 집에서 살림을 해가며 조각보를 만들고 있고, 2002년부터 청주시 한국공예관에서 천연염색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