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gakbo · 조각보
190 × 165 cm

물건을 싸는 데 사용되는 사각으로 된 헝겊이 보자기이다. 김현희 자수명장은 ‘보자기의 대모’로 불린다. 그가 바느질을 시작한 것은 19세 때이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바느질을 도맡 았던 수방나인 윤정식 선생에게 직접 자수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쏟아 바느질하며 옷, 이불, 복주머니, 베겟모 등 다양한 자수작품을 만드느라 엉덩이가 짓무르는 고통도 잊었다.

그는 40세이던 1986년부터 보자기에 집중했다. 보자기는 오랜 세월 우리 생활 속에서 널리 쓰였지만 하찮은 물건으로 여겨져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보자기의 독특한 아름다움에 반해 자신의 바느질 솜씨와 자수 솜씨를 살려 보자기를 만들었다. 92년 보자기로 한국전승공예 대전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수보와 조각보를 결합한 작품으로 1994년 전승공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가로 세로 4.5㎝짜리 청백 비단 조각 128장을 이은 뒤 그 위에 화병을 수놓은 작품이었다. 조각천을 이은 솜씨가 너무나 정교해서 마치 기계로 짠 것 같았고 정교한 자수는 신이 내린 솜씨 같다는 극찬을 받았다. 그 이듬해부터 일본에서 수차례 전시가 열렸고 1999년 일본에서 출판된 작품집은 1만 부가 팔리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는 1997년 자수명장이 되었다.

단지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적 감각으로 보자기를 재해석 해온 그는 최근 직접 천연 염색한 크기가 다른 조각을 수십 장에서 수백 장까지 연결해 만드는 조각보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각각의 조각 천은 그의 손끝을 거치면서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 하나의 작품으로 태어난다. 전통 속에서 현재를 표현한 모시와 삼베 조각보는 마치 추상미술 작품과도 같다.

“옛 여인들이 일상의 조각들을 모아 삶을 담아내듯, 저 또한 보자기를 만들며 옛 여인들의 솜씨와 그 마음을 담아 내고자 합니다. 자투리 천, 한 조각에는 옛 여인들의 솜씨를 담고 또 한 조각에는 어느 가을 보았던 오대산 붉은 단풍의 기억을 담기도 하고, 또 다른 조각에는 젊은 날의 설렘을 담기도 했습니다.”

그는 외국에서 먼저 가치를 발견한 우리 보자기의 아름다움을 한국에도 널리 알리고자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문화재 보호재단 부설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 등에서 강의하며 제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Biography

1946년 경기도 출생으로 조선시대 수방나인에게 가르침을 받은 윤정식 선생 밑에서 자수와 조각보를 배우기 시작했다. 천조각을 이어 만든 조각보는 점, 선, 면, 색의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조화를 통해 일상적인 생활용품에 아름 다움을 더하고 나아가 자연미, 절제미 등 다양한 예술성을 표현한다. 1984년 처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입선을 시작으로 장려상, 특별상, 국무 총리상 등 10여 차례 수상하였다. 일민문화원, 히메지 이와다 미술관 초대전, 토쿄 백화점 전, 나고야 다까시마야 백화점 전, 서울국제퀼트박람회, 일본 NHK 초청전시, 도쿄국제퀼트페스티벌, 프랑스 파리 문화원 전시 등에 참여하였다. 주요작품은 한국 국립민속박물관, 미국 시애틀박물관, 미국 하버드대 박물관, 오스트리아 빈 민속박물관 등에 소장되어있으며, 저서로는 일본 문화출판국에서 낸『 POJAGI』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발간한『보자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