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ggi Bottles · 옹기 사각병
15 × 23 × 16 cm / 16 × 23.5 × 16 cm / 19 × 24 × 17 cm / 32 × 24 × 24 cm
32 × 25 × 25 cm / 22 × 30 × 17 cm / 19 × 30 × 17 cm

옹기는 우리 주변의 산과 들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구워 만든다. 흙과 나무, 물이 있는 곳에는 전통적으로 옹기를 굽는 가마가 있었다. 전라북도 김제시 백산면은 오래 전부터 지역 특유의 형태를 지닌 옹기 가마가 여러 개 있어서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었다.

옹기작가 안시성은 100년 된 그곳 부거리 가마터에서 작업하며 전라도 지역 옹기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오래 전 옹기장이들의 작업터에서 그들의 정신을 느끼며 작업하는 까닭에 그의 작품은 자연스럽게 전통적인 미감을 지닌다. 원광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안시성은 매끈한 도자기보다는 투박하고 힘이 넘치는 옹기에 더 매력을 느껴서 방학이면 옹기공방을 찾았다. 1992년 대학을 졸업하고 옹기마을이 있는 김제로 내려가 은사가 소유하던 전통 가마(2008년 등록 문화재로 지정)를 물려받았다. 그곳에서의 작업은 전통옹기의 기법 뿐 아니라 기운까지도 전수받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통옹기가 지닌 서민적인 투박함이 그의 털털한 성격과 딱 맞아떨어졌다. 거기에 문화사적인 역사인식이 가미되어 옹기도예가로 자신의 정체성을 굳혀갔다. 하지만 그에게 전통 옹기의 구현이 최종목표는 아니다. 전통의 기반 위에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지닌 새로운 현대옹기를 추구하고 있다. 주거생활이 아파트 중심으로 바뀌면서 실용적인 옹기를 찾는 이는 많지 않은 요즘이다. 기계로 그릇을 찍어내는 세상에 손으로 하는 작업으로는 경쟁을 할 수 없다. 그는 전통 옹기의 조형작업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생활옹기를 생산하던 그가 예술작업으로 방향을 틀기까지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과의 저녁 나들이에서 운석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순간부터 그는 일상의 이미지와 느낌을 예술적인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충동을 강렬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는 하늘의 별자리를 찾아 나서고, 그 연결점들을 삼각뿔 형태로 간소화한 모양들을 기면에 새기기 시작하였다. 우주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시간에 대한 관심은 자연히 따라왔다. 그는 고대인들이 사용 했던 빗살무늬나 격자모양도 기면에 활용해보았다. 문양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과 함께 형태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구(球)형, 반구형, 각형으로 조형들은 다채로워졌다. 새로운 형태미를 지닌 옹기를 굽는 방법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밋밋한 기면에서 불을 통한 변화감을 주기 위해 그는 솔잎들을 신문지로 말아서 그릇 사이에 끼워 넣고 불을 땐다. 그의 작품에서 붉은 색과 검은 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은 불길이 닿는 부분과 닿지 않는 부분이 만들어내는 특이한 색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그의 옹기작품은 우주와 자연의 이치를 담고 있는 듯하다. 이번 밀라노 공예전에는 백제시대 미륵사지의 사리장엄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각병을 출품한다. 전형적인 옹기의 형태를 탈피해 현대적 감각과 의식을 표현한 작품을 통해 자연 스러운 불의 효과를 볼 수 있다.

Biography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를 졸업하였고, 고 변동순 선생으로부터 전라도 옹기기법을 전수받아 20여 년째 전통옹기 작업을 하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403호로 지정된 김제시 백산면 부거리에 위치한 옹기가마와 작업장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작업장은 토담에 전통 초가 형대로 내무에 전통옹기 물레와 작업도구가 그대로 남아있으며, 대포가마 형식으로 직접 장작을 피우며 사용하는 전통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전승공예 대전 특별상,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공모전 특선, 전라북도미술대전(공예부분) 대상, 우수숙련기술자(고용노동부) 선정 등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터’도예가회, 전라북도전승공예연구회, 한국미술협회, 한국공예가회, 한국공예문화협회, 군산대학교 세라믹디자인과 출강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은 전주공예품전시관, 중국 Zibo 도자박물, (재)한국공예문화진흥원, 안산시, 전북 도립미술관, 영암도기박물관, 중국 칭다오과학기술대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