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cquerware · 주칠 30합 발우
12.5 × 24.5 × 24.5 cm

전라북도 남원은 예로부터 옻칠 목기의 고장으로 유명하였다. 특히 신라시대 고찰 실상사에서 쓰일 스님들의 공양그릇인 발우를 만들던 기술이 전래되면서 남원산 옻칠제기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지닌 지역의 특산품으로 사랑받았다. 최근 제기 외에 다양한 옻칠 생활 목기를 제품으로 개발하면서 남원이 세계적인 옻칠목기 생산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이으면서도 현대인의 취향과 수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내려는 장인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3호 옻칠장 기능보유자인 박강용 장인은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다.

1964년 정읍에서 태어난 그는 14살 때부터 옻칠장인 이의식 선생 문하에 들어가 옻칠을 배웠다. 옻칠의 본향 남원으로 가서 제기 만드는 일도 배웠다. 자기만의 작품을 꿈꾸며 틈틈이 생활목기를 만들면서 제기를 만들 때는 몰랐던 난제에 봉착하였다. 옻칠 목기는 차가운 제사음식을 담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생활 목기로 사용할 때에는 열에 약한 것이 문제였다. 고민하던 중 그는 정제 칠의 대가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13호 칠장 기능보유자 정수화 선생을 만났다.

옻칠은 옻나무에서 캐낸 원액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뒤 바르는 생칠과 수분을 5% 미만으로 주요 순도와 투명도를 높인 정제칠로 구분된다. 생칠만 알았던 그에게 정제칠의 세계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정제칠은 공정이 매우 까다로워 극히 소수만이 그 전문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

그가 무형문화재 옻칠장 기능보유자로 인정을 받은 것은 정제칠 분야이다. 정제 칠은 공정이 까다롭지만 퍼짐성, 유연성, 접착성, 투명성, 매끄러움 정도가 뛰어나고 200℃ 이상의 고열 에도 견딘다. 또한 천연염료와도 부드럽게 섞여 색채 표현이 가능하다. 조형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정제칠 기법을 적용해 박강용은 남원산 옻칠 생활목기를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

남원시 조산동에 공방을 열어 많은 제자를 길러내고, 문화재칠예연구소를 열고 칠기문화를 되살리는데 앞장서온 그는 요즘 작품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흙과 칠을 섞어 돌처럼 단단한 표면효과를 내기도 하고 칠에 천연안료를 섞어 방울처럼 떨어뜨린 뒤 열기를 가하는 등 다양한 기법을 개발해 작품에 응용해보면서 못다 한 창작혼을 불태우고 있다.

Biography

박강용

14살 때부터 목공예에 입문한 그는 전북 무형문화재 옻칠장 이의식 선생에게서 기술을 전수받고, 1996년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제113호 옻칠장 정수화 선생 전수자로 입문하였다. 1997년 전국공예미술대전 특선, 1999년 남원시목공예 경진대회 대상, 2003년 전승공예대전 장려상, 2005년 제4회 한국옻칠공예대전 금상 등을 수상하였다. 2004년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전통공예과 최고지도자과정을 수료하였고 2008년 전라북도 무형 문화재 제13호 옻칠(정제)장으로 선정되었다. 정제는 옻나무에서 채취한 생칠 속에 포함된 이물질 등을 걸러내는 작업인데, 이 과정을 거친 칠을 정제 칠이라 한다. 그 공정이 매우 까다로워 국내에서는 그의 스승인 정수화 선생이 지난 2001년 최초로 정제 칠 장인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후 국내에서 극히 소수만이 그 같은 전문적인 작업을 할 수가 있다. 정제란 옻나무에서 추출한 생옻을 용도에 따라 가공하는 과정으로, 이를테면 거친 생옻을 칠고르기, 교반 등의 작업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해 입자가 고운 칠로 만들어 사용용도에 적합하고, 무광과 유광을 구분하여 투명도와 건조시간 조절 등을 용이하도록 한 것이다. 2009년 일본 이시가와 국제칠전에 입상하였고, 신라대학교 외래교수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 명장선정 전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남원시 옻칠공예관장을 역임하고 있다.

정상길

1971년 목기의 고장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서 출생하였다. 1994년 발우 명인 김대현 장인을 스승으로 만나 목기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후 20여 년간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나무 깎는 일을 해오고 있다. 현재 실상사 앞에서 나무 공방을 운영하며 매일 새벽마다 공방을 열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옻칠연구회 1기를 수료했으며 남원시의 전북지역 공모전에 출품하여 입상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