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 가로 90cm, 세로 50cm, 높이 36cm

나전 끊음질로 ‘조약돌’을 만들어 보자는 엉뚱한 생각은 손혜원 예술감독의 아이디어였다. 황삼용 작가는 이 작품의 형태를 잡기 위하여 강원도 홍천강에 나가서 작은 돌멩이 30개를 주워 손 감독과 10개를 골랐다. 그리고 그 돌 사진을 확대하여 끊음질 나전으로 시뮬레이션해 보았다. 기본 아이디어와 형태가 정해지고 나니 끊음질 나전으로 평생을 보낸 황 작가가 보기에 이 작업은 일도 아니었다. 단지 시간과의 싸움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이 작품은 오랜 세월 둥글게 연마된 조약돌의 확대된 형태에 오랜 세월 끊음질 작업으로 연마된 황삼용 작가의 기술이 만나 한국 나전칠기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 준다.

나전의 기법에는 끊음 기법, 절삭 기법, 줄음 기법, 원패 기법, 조각 기법 등이 있는데, 조약돌 시리즈는 ‘끊음 기법’으로만 제작되었다. ‘끊음질’이라고도 부르는 이 기법은 패를 얇게 끊어 붙여 가며 문양을 표현하는 것으로, 돌멩이의 곡면이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처럼 부드럽고 매끄럽게 장식되어 있다. 시리즈 중 0.5밀리미터 두께의 상사(詳絲) 색패 자개 조약돌을 작업하는 데 277시간 걸렸고, 가장 굵은 두께의 4.9밀리미터의 자개 조약돌을 완성하는 데 145시간 소요되었다. 흑진주로 작업한 것은 약 90시간 걸려 완성했다. 패를 붙일 때(끊음 기법)는 원 바탕에 주합 칠을 하고, 그 위에 자개 기법을 활용하여 완성했다.

황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조약돌 모양에 자개를 끊음질로 접목해 놓으니 평범함 속에 무한한 우주의 에너지가 담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Biography

1959년 경상남도 고성에서 태어나 1976년 형님이 운영하던 부산시 괴정동의 ‘황의용 공방’에 입사해 22년 동안 기량을 닦았다.

1992년 <전국 장애인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했으며, 2012~2013년에는 <남양주 나전칠기 공모전>에서 금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 고유의 나전기법인 끊음질 기법의 달인임에도 경제적・환경적 여건의 어려움으로 인해 다른 작가의 일을 해 주는 하청 작가로 생활해 왔다. 그러는 동안에도 손을 놓지 않지 않고 각종 기법을 연마하는 한편 지난 2010년부터 호랑이 가족, 거북이, 곰, 자동차, 한옥 등을 주제로 한 ‘끊음 기법’ 작품을 10여 점을 만들었으며, 이번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2014>전을 통해 생애 최초의 공식 데뷔전을 갖게 되었다. 현재 자신의 호를 따 지은 ‘예찬(叡燦) 공예’의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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