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삼층장 가로 73cm, 세로 47cm, 높이 131cm

삼층지장(三層紙欌)은 기둥과 가로지른 쇠목을 제외하고 문판의 목재 테두리까지 전통 한지를 두 겹으로 발랐다. 단순하면서도 힘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사각경첩 부위의 한지를 오려 냄으로써 검고 묵직한 무쇠장석이 강조되어 신뢰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중심의 간략한 둥근 환고리는 한지 면을 넓게 보이게 하여 더욱 단아한 멋을 풍긴다. 여기에 사용된 문경한지는 예로부터 전승되어 온 닥나무 재료와 기법에 따라 제작된 것으로 한지의 색과 질감, 통풍, 강도, 수명 등의 특성을 그대로 되살린 우수한 재료이다. 전통 한옥에서는 주간에는 실내에서, 야간에는 실외에서, 불 켜진 창호를 보면 기하학적으로 디자인된 창살이 실루엣으로 나타나며, 달밤에 실내의 등을 끄면 나뭇가지의 그림자가 창호에 비쳐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또한 전통 등(燈) 기구인 초롱과 좌등에서 초와 등불의 빛이 한지에 투과되면 따뜻한 느낌과 더불어 간접 조명의 효과를 낸다. 장의 내부에 조명을 설치하여, 가구와 한지, 빛의 상관관계를 현대생활에 접목하려고 시도한 삼층지장은 한지의 부드러운 섬유질과 유백색의 순수함을 돋보이게 하는 한편, 내부에 놓인 기물은 실루엣으로 선과 면을 바깥으로 드러내게 된다.

내부 조명시설로는 LED램프를 설치하였는데, 이는 조명으로 인한 방열과 자외선으로부터의 기물 손상이 없으며, 작은 램프가 줄로 연결되어 설치가 용이하고, 전면을 고루 밝게 비추게 하는 등 의도하는 조명을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동삼층장(梧桐三層藏)은 사랑방 선비들이 사용했던 전형적인 삼층책장의 기본형식과 비례를 갖추고 있다. 여러 기물을 보관하기 위해 견고한 구조로 짜고, 수납에 편리하도록 각 층의 전면을 여닫이 문판으로만 넓게 구성하였는데 단정하고 경쾌해 보인다. 여닫이문 하단에는 낮고 긴 턱을 두어 물건을 안전하고 깊게 보관함과 동시에 구조상 더욱 튼튼하고 외형적으로 안정감도 주고 있다. 단순하나 큰 힘을 지탱하는 사각경첩을 달았고, 복판이 너르게 보이도록 중심에 간략한 환고리만을 부착했다. 광택이 없고 검고 묵직한 무쇠장석이 목재와 어울려 짜임새 있어 보이게 한다.

오동삼층장의 골재는 단단하면서 붉은 갈색을 띠는 참죽나무이며 전면과 측널, 뒷널에는 오동판재가 사용되었다. 오동나무의 독특한 섬유질에는 가구 내부의 건습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으며, 얇은 판재를 사용해도 터지거나 휘지 않으므로 서류나 책, 의복을 보관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재질이 물러 흠이 잘 생기고 색이 옅어 때가 잘 타는 것이 단점이다. 전통 목가구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목재 표면을 뜨거운 인두로 지져 태운 후, 볏짚으로 문질러 부드러운 섬유질은 없애고 단단한 목리를 살리는 낙동(烙桐) 기법을 활용하였다. 이로써 무늬 결이 선명하고 중후한 멋을 풍기는 검은 색조를 띠게 되므로 검소한 분위기의 사랑방 가구에 적격이다.

박명배

1950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났다. 18세 되던 해인 1968년 최회권 서라벌예대 공예과 교수가 이끄는 ‘오뉘 공예미술 연구소’에서 목수 일을 배우기 시작하여, 허기행 선생 문하에서도 사사했다. 지난 2010년 문화재청으로부터 성숙한 기량과 우수한 제작 기법에 대한 지식, 후진 양성에 힘쓴 점 등을 인정받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기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1992년 <제17회 전승공예대전>에 작품을 출품하여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1989년에는 <동아공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1981년 독립하여 현재까지 ‘영산공방’을 운영해 오는 한편 1994년부터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운영하는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에 출강하며 소목을 지도해 오고 있다. 2012년에 가진 개인전 <전통목가구 예작(藝作)>(서울 예술의전당)전을 비롯하여 20여 차례의 개인전 및 초대전에 참가하였다.

주요 작품은 청와대 안방가구 ‘일습’, ‘동아일보 일민미술관’ 등 국내외 13곳에 소장되어 있다.

somok11@naver.com

한경화

1969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났다. 1998년 유명한 오색 한지 공예가의 책을 읽던 중 색지 공예(色紙 工藝) 또는 오색 공예(五色 工藝)의 매력에 관심을 가졌고, 깊이 배워 보겠다는 마음으로 취미 삼아 시작하였다. 그 전 10년 동안은 인테리어 설계 사무실을 운영했다. 2005년에 <제30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에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원주한지축제에서 주관한 <제6회 대한민국 한지대전>에서 은상을, 2009년에는 전주한지문화축제에서 주관한 <제15회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특별상을 받는 등 모두 20여 차례 상을 받았다. 2010년 <일본 도쿄문화원 한지공예 전시>, <2011년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 한국공예전> 등 20여 차례의 국내외 단체전 및 회원전에 참가했다. 2005년에는 ‘제1회 유네스코직지상’의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상장 함과 부상 함을 제작하였으며, 현재 이 함은 당시 상을 수상하였던 체코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저서로 《초빛의 한지공예 응용문양집 3 – 나전칠기・숭숭이반닫이》(2011, 아이디) 등 3권의 저서를 펴낸 데 이어, 1권의 책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한지하우스(www.hanjihouse.com)와 한지와빛(www.hanji4u.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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