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매판 가로 60cm, 세로 60cm, 높이 17cm 지승동구리 가로 45cm, 세로 45cm, 높이 18cm

지승 작업의 반은 한지 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지 꼬기를 할 때, 한지는 그 용도에 따라 한지의 폭을 결정하여 자른다. 이 ‘지승동구리’의 경우, 한지를 2센티미터 크기로 잘라서 홑줄로 꼬아 모은 다음, 겹줄을 만들어 사용했다. (이 겹줄을 통해 사물의 형태를 만들어 가며, 그 다음엔 다시 홑줄로 작품을 완성시킨다.) 이 과정은 전체 제작 기간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 작업은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양손 엄지와 검지, 그리고 손목을 반복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신체적인 아픔도 수반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강성희 작가는 하루 18시간씩 거의 20일 동안 동구리 하나를 짜기 위한 노끈 제작에 필요한 한지 꼬는 일만 했다고 한다.

강 작가가 짠 ‘지승매판’과 ‘지승동구리’는 전통 한지를 자르고 꼬아 만든 일상 생활용품이다. 전통적으로 매판은 곡식을 담거나 맷돌 받침으로 사용하여 곡식을 흘리지 않게 사용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매판은 짚으로 만든다. 이번 전시작은 아니지만, 강 작가는 재료를 종이로 바꾸고 그 위에 부분적으로 투명 옻칠을 하는 등 변화를 모색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강 작가는 벌레와 습기에 약간 전통 그릇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다. 동구리 또한 전통적인 형태를 따랐으나 짚 대신 종이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청결함을 강조한다.

지승 동구리를 시도한 것은 강 작가가 처음이 아니지만 그의 동구리는 과일을 담고, 그 과일을 사람들이 깨끗하게 먹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강성희 작가의 두 작품은 전통 형태에서 비롯하지만, 그것의 재료를 종이로 바꾸거나 투명한 옻칠의 효과를 더하여 기능을 개선하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Biography

1954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13살 무렵 선친에게 ‘한지 꼬기’를 배우면서 지승 공예를 시작하였다. 아호는 운해(雲海)이고, 맨 처음 만든 것은 벼루집이었다. 성년이 되어 감정평가사 활동을 하기 전까지, 작은 방석이나 매판 같은 것들을 꾸준히 만들었다. 그리고 2003년 지승 작업으로 돌아와, 장구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소리가 나지 않는 실패작 3개를 만든 뒤에야 비로소 그의 마음에 흡족한 작품을 완성했다.

2005년 <제30회 전승공예대전>과 그 이듬해 대전에서 연달아 장려상을 수상했고, 2013년 <제38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특선에 선정되는 등 2013년까지 모두 5개의 상을 받았다. 2014년 개최된 <한국의 공예-전통과 현대의 울림(Korean Craft-Resonance, A Graceful Sound of the Past Echoing Down the Present)>(인도 델리, 쿼터 가드 갤러리)에 ‘지승매판’을 출품했고, 2004년 열린 <원 코리아 페스티벌(One Korea Festival)>(일본 도쿄, 오사카)에 지승으로 만든 북을 출품・시연하는 등 국내외 전람회에 20여 차례 참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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